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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상설전시1 온라인 전시해설 한국인의 하루(여름)
  • 등록일 2021-07-01
  • 조회 2440
《한국인의 하루》 전시관에서는 17세기부터 20세기까지 조선 후기 이후 한국인의 하루 일상을 보여준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마을 안에서,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하루’라는 시간 속에 각자의 생업에 임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소한 삶을 그렸다. 새벽 세수로 잠을 깨며 몸가짐을 고르던 선비, 농사를 짓는 농부와 공방에서 생활용품을 만드는 장인, 우물가에서 물을 긷고 냇물에 빨래하는 여인, 들판에서 뛰노는 아이들, 아궁이에 불을 지피며 저녁상을 준비하는 아낙의 모습에서 하루를 열고 마무리하는, 낯설지 않은 우리네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이 전시관은 계절을 맞이하고, 함께 나며, 보내는 한국인의 순환적 일상을 반영하여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롭게 변한다. 특히, 전시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전통 사회의 일상과 비교해 볼 수 있는 근현대의 하루를 소개하는데, 시간을 넘어 변하지 않는 ‘하루’가 지닌 일상의 가치를 새롭게 되새기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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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설전시관1 한국인의 하루 <여름>

안녕하십니까.
국립민속박물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여기는 전통사회 사람들의 소소한 하루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상설전시관1 <한국인의 하루> 인데요. 계절의 변화에 맞춰 여름의 일상으로 부분 개선된 1관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참고로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언제 어디서든 전시를 관람하실 수 있도록, 1관을 비롯하여 2관 <한국인의 일 년>, 3관 <한국인의 일생>의 온라인 전시해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모든 상설전시관의 해설은 박물관 영상채널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조선 시대 후기, 어느 여름날의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선비의 사랑방: 여름나기 도구]
동이 트기 전 어둑어둑한 새벽, 사람들은 일어나 각자 하루를 시작할 준비를 합니다. 양반가에서는 선비가 아침 일찍 일어나 세수를 하고 몸가짐을 바르게 하는 것이 아침에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께 간밤에 편안하셨는지 문안 인사를 드렸지요.
집안에는 더운 여름을 잘 보내기 위해 사용하였던 다양한 여름나기 도구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대나무나 등나무로 만든 등거리와 토시입니다. 옷 밑에 등거리를 받쳐 입고 팔에 토시를 끼워, 바람이 통하는 공간을 만들어서 옷에 땀이 배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여름철 장맛비에 갓이 젖지 않도록, 대나무 살에 기름 먹인 종이를 붙여 만든 갈모도 있네요. 더위를 식힐 수 있는 부채 역시 여름에 빼놓을 수 없는 생활용품이지요. 또 문을 열어놓고 대나무 발을 걸어두면 뜨거운 햇빛을 가릴 수 있었습니다. 대나무 발 사이로 솔솔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나무로 만든 목침을 베고 누워 죽부인을 안고 잠시 낮잠을 청하면, 더위에 지친 피로를 풀 수 있었을 것입니다.

[여름의 시작]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되는 단오에 부채를 선물하는 풍습이 있었을 정도로, 부채는 무더운 여름을 잘 나기 위한 대표적인 생활필수품 중 하나입니다. 부채의 형태는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접선(摺扇), 둥근 형태에 손잡이가 달린 단선(團扇) 등 다양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부채에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써넣기도 하고 문양으로 장식하는 등 일상 용품에서도 아름다움을 추구하였습니다.

[농가 생활: 여름철 생업]
낮에는 생업부터 집안일까지 분주한 일상을 보냅니다. 여름철 농가에서는 모내기와 잡초를 뽑는 김매기, 조‧콩‧팥‧수수 등 다양한 작물의 파종과 보리 수확 등으로 일 년 중 어느 때보다 바쁜 하루를 보냈습니다.
초여름에는 겨울에 심은 보리를 거둬들여 타작하였습니다. 마당에 멍석을 깔아 보리 이삭을 펼쳐두고 도리깨로 두드려서 알갱이를 떨어내었습니다. 타작한 보리는 넉가래로 낱알을 퍼 올려서 날리거나 키에 넣어 위아래로 흔들어 불순물을 걸러내었습니다.
전통사회에서는 집에서 직접 실을 자아 옷감을 짜서 옷을 만들어 입었는데요. 여름에는 바람이 잘 통하고 땀 흡수가 빠른 모시나 삼베를 짜서 옷을 지어 입었습니다. 모시는 습기가 많아야 실을 잣기 쉬워지므로 대부분 습기가 많은 여름에 생산하였습니다. 모시풀의 겉껍질을 벗기고 속껍질에서 뽑아낸 실에 풀을 먹여 실의 강도를 높여준 후에 베틀에 걸어 옷감을 짰습니다. 여기에는 실에 풀을 먹일 때 사용하는 베매기솔, 대오리 살 틈 사이로 날실을 꿰어서 직물이 고르게 짜지도록 하는 바디, 베를 짜기 위해 날실을 감아 놓는 도투마리, 실을 감거나 푸는 데 쓰는 돌꼇 등이 있는데요. 가족의 옷을 짓기 위해, 또는 옷감을 팔아 가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 무더위 속에서 고된 과정을 견디며 베를 짜는 모습이 보이는 듯 합니다.

[김매기와 천렵]
여름은 뜨거운 햇볕 아래서 농작물이 잘 자라는 만큼 잡초도 무성해져서, 양분을 빼앗기지 않도록 잡초를 제거하는 김매기가 매우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김매기를 할 때 필요한 도구로 호미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호미는 땅의 성질과 용도에 따라 날의 모양이 다릅니다. 논에서 쓰는 호미는 흙밥이 잘 뒤집히도록 밭호미보다 날이 큽니다. 아침부터 논밭에 나가서 고된 농사일을 하다 지치고 허기질 때 음식을 먹는데, 이를 새참이라고 합니다. 새참을 통해 잠시 휴식을 취하며 다시 일할 힘을 충전하였습니다.
여름철 무더위 속에서 계속되는 노동은 매우 힘들기 때문에 적절한 휴식을 취해주는 것도 중요하였는데요. 시원한 강이나 냇가에 나가 물고기를 잡는 천렵을 즐기며 더위를 피했습니다. 원통 안에 날카로운 발을 달아 안으로 들어간 물고기가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여 잡는 통발, 물고기를 안에 가두어서 잡는 가리 등 다양한 도구로 물고기를 잡았습니다. 이렇게 잡은 물고기로 탕을 끓여 여름철 보양식으로 먹기도 하였습니다.

[시장 풍경: 신발 가게와 옷감 가게]
전통사회 사람들은 농작물을 직접 재배하여 먹고 옷감과 생활용품을 스스로 만들어 사용하기도 하였지만, 필요한 물품들을 사러 시장에 가기도 하였습니다. 시장은 물건을 사러 온 사람들, 팔러 온 상인들이 어우러져 왁자지껄 생동감이 넘칩니다.

생활필수품인 신발을 파는 가게가 보입니다. 신발 가게에서는 짚을 엮어 만든 짚신을 비롯하여 삼을 섞어 정교하게 만든 미투리, 비 오는 날이나 진 땅에서 신는 나막신 등을 살 수 있었습니다. 이 미투리는 국가민속문화재 제241호로 지정된 것으로, 종이를 꼬아 총을 만들어 지총미투리라고 합니다.
1906년과 1907년 두 차례에 걸쳐 조선을 여행한 독일인 헤르만 산더(Hermann Sander, 1868~1945)가 남긴 사진에는, 당시 나막신을 파는 신발 가게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있습니다.

가족의 옷을 지어 입히는 여인들은 옷감 가게에 들릅니다. 대표적인 옷감으로는 통풍이 잘되어 여름철에 많이 사용하는 모시, 누에고치에서 뽑은 가늘고 고운 실로 짠 명주, 목화에서 실을 자아 짜낸 무명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옷감들은 본래의 색 그대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자연에서 얻은 천연염료로 색을 들여 아름답게 멋을 내었습니다. 옷감의 길이를 재는 포백척, 솜이나 옷감의 무게를 재는 저울, 옷감을 자르는 가위 등은 상인들이 사용하던 것입니다.

[시장 풍경: 등짐장수]
장이 서는 날에는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파는 상인들이 모여듭니다. 다양한 상품을 등에 짊어지고 다니는 등짐장수는, 장마다 다니면서 다른 지역의 특산물을 가지고 와서 지역 간에 물건을 유통시켜 시장을 활성화하였으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역할도 하였습니다. 등짐장수는 목화송이가 달린 패랭이를 쓰고, 촉작대라고 하는 지팡이를 들고 다녔습니다. 촉작대는 등짐장수가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서서 쉴 때 지게의 마지막 부분에 끼워서 사용하였습니다.
등짐장수는 보통 무게나 부피가 큰 상품을 짊어지고 다니며 판매하였는데요. 장류나 젓갈류, 주류 등을 저장하는 데 사용하는 필수 용기인 옹기는 등짐장수가 취급하는 주요한 물품 중 하나였습니다. 또한 소금장수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소금을 담은 가마니를 지게에 지고 다니며, 말・되・홉과 같은 도량형 바가지로 소금을 퍼서 팔았습니다.
1910년에 간행된 『조선풍속화보』나, 헤르만 산더가 수집한 그림과 사진, 그 외 조선 후기의 풍속과 풍경이 담긴 사진 엽서와 풍속화 속에서 당시 등짐장수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저녁 식사: 여름철 밥상]
해가 지면 집집마다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손길로 바쁩니다. 가마솥에 지은 밥과 맛있게 익은 김치, 그리고 오이를 잘게 채 썰어 간장과 식초를 넣고 시원하게 만든 오이냉국과 여름 제철 생선인 민어 살에 계란물을 입혀 지져낸 민어전을 올리면 정성이 담긴 여름철 저녁 밥상이 완성됩니다.

저녁 식사까지 모두 마치고 고요해진 캄캄한 밤, 사람들은 분주한 일상에서 돌아와 책을 읽거나 바느질을 하는 등 각자의 시간을 보내며 하루를 마무리하고, 내일을 맞을 준비를 하며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어느 여름날의 하루를 보내는 전통사회 사람들의 일상을 만나보았습니다. 장마와 무더위를 이겨내며 각자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쉼도 즐기며, 또 가족을 위하는 모습이 지금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갔던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통해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는 시간이 되셨기를 바라며, 지치기 쉬운 여름, 건강하게 보내시길 기원하겠습니다.
1관의 전체적인 전시 내용은 영상채널에 게재되어 있는 “아침・낮・밤” 편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이것으로 상설전시관1 한국인의 하루 <여름> 전시해설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