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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상설전시1 온라인 전시해설 한국인의 하루(가을)
  • 등록일 2021-10-19
  • 조회 1333
《한국인의 하루》 전시관에서는 17세기부터 20세기까지 조선 후기 이후 한국인의 하루 일상을 보여준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마을 안에서,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하루’라는 시간 속에 각자의 생업에 임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소한 삶을 그렸다. 새벽 세수로 잠을 깨며 몸가짐을 고르던 선비, 농사를 짓는 농부와 공방에서 생활용품을 만드는 장인, 우물가에서 물을 긷고 냇물에 빨래하는 여인, 들판에서 뛰노는 아이들, 아궁이에 불을 지피며 저녁상을 준비하는 아낙의 모습에서 하루를 열고 마무리하는, 낯설지 않은 우리네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이 전시관은 계절을 맞이하고, 함께 나며, 보내는 한국인의 순환적 일상을 반영하여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롭게 변한다. 특히, 전시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전통 사회의 일상과 비교해 볼 수 있는 근현대의 하루를 소개하는데, 시간을 넘어 변하지 않는 ‘하루’가 지닌 일상의 가치를 새롭게 되새기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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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설전시관 1 한국인의 하루 <가을>

안녕하십니까, 국립민속박물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국립민속박물관 상설전시관 1 <한국인의 하루>는 조선시대 후기 다양한 계층 사람들의 하루 일과를 전시한 곳으로, 계절별 개선작업을 통해 계절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일상을 보여줍니다. 9월 1일부터는 가을철 하루 일과를 주제로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가을은 절기상 입추부터 상강까지에 해당하는 계절로, 가을이 되면 사람들은 한 해 동안 농사지은 작물을 수확하고, 다가올 추운 겨울을 대비합니다. 가을 최대 명절인 한가위에는 농사의 결실을 거둔 것에 감사드리며 조상님께 제사를 지내고 햇곡식으로 송편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조선시대 후기, 어느 가을날의 일상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가을의 시작]
한가로운 느낌이 드는 이 그림은 초충도입니다. 초충도란 식물과 벌레를 그린 그림으로, 전시된 작품은 조선 후기에 그려진 것입니다. 가을을 대표하는 꽃인 국화와 그 주위를 둘러싼 벌, 사마귀가 가을의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사군자 중 하나인 국화는 예로부터 선비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날씨가 차가워진 가을에 서리를 맞으며 홀로 피는 국화는 절개와 곧은 마음을 상징하지요.
초충도 옆에 전시된 백자는 ‘청화백자국화접문병’입니다. 물이나 술 등을 담는 병에 국화, 나비, 난 등이 그려진 것으로, 함께 배치된 거울을 통해 뒷면의 국화 문양을 볼 수 있습니다. 잔에 담긴 노란 음료는 국화주입니다. 예로부터 음력 9월 9일 중양절(중구重九)에는 국화주를 담가 먹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국화주는 국화를 발효시키거나 술에 넣어 우려내는 방식으로 만드는데, 주로 단 맛이 강한 노란 국화를 많이 사용했습니다. 선비들은 향긋한 국화주를 마시며 성큼 다가온 가을을 만끽했지요. 이러한 풍습 때문에 중양절은 국화를 구경하고 즐긴다는 의미로 상국일(賞菊日)이라고도 불렸습니다.

[가을걷이]
가을철 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확입니다. 음력 9월 상강 무렵이 되면 수확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논에서는 낫을 이용해 익은 벼를 베어 마당으로 옮기고 타작과 도정 작업을 거쳐 한 해 동안 먹을 양식을 마련합니다.
전시된 농기구는 길마와 옹구입니다. 길마는 소 등에 얹어 놓는 받침대이며, 옹구는 길마에 얹는 자루를 말합니다. 많은 양의 곡식을 옹구에 넣고 마당까지 운반한 뒤, 옹구 아래쪽을 막고 있던 나무 막대기를 빼면 쉽게 곡식을 내릴 수 있습니다.

[타작과 갈무리]
가을에 수확한 곡식들은 타작과 도정 과정을 거쳐 비로소 먹을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타작은 곡식의 이삭을 떨어서 낟알을 거두는 것을 말합니다. 받침대에 비스듬히 놓여있는 이 돌은 탯돌이라고 하는데요, 수확한 볏단이나 보릿단을 이 탯돌 위에 메어쳐서 곡식의 낟알을 떨어냈습니다. 탯돌 옆에 전시된 자루는 섬입니다. 섬은 곡식을 담기 위해 짚을 엮어 만든,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저장용 자루입니다. 섬은 부피의 단위로도 사용되는데, 한 섬의 벼는 200kg, 쌀은 144kg, 보리쌀은 138kg입니다.
떨어낸 낟알은 키와 넉가래를 이용해 하늘로 띄워 올려 불순물을 제거한 뒤 도정 작업을 거칩니다. 도정은 곡식의 껍질을 벗겨 먹을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과정을 말하는데요, 도정을 할 때는 절구, 방아, 매통 등의 도구를 사용하지요. 커다란 맷돌처럼 생긴 이 도구가 바로 매통입니다. 매통 위짝에 나있는 구멍으로 곡식을 넣고 손잡이를 돌리면 매통의 울퉁불퉁한 홈에 곡식의 껍질이 벗겨집니다.

[농가 생활]
농가의 가을은 겨울을 준비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가을이 되면 여인들은 목화밭에서 목화송이를 수확하는데요, 다래가 터져 흰 송이를 드러낸 목화를 따서 바구니나 광주리 등에 담았습니다. 이 그림은 경직도에서 일부 발췌한 것으로, 목화를 수확하는 여인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목화밭에서 수확한 목화송이는 씨아를 사용하여 씨앗과 목화솜을 분리합니다. 잘 말린 목화송이를 씨아에 넣고 손잡이를 돌리면 목화씨는 뒤로 빠지고 목화솜은 앞쪽에 쌓이게 됩니다. 방 왼쪽에 전시된 도구는 무명활입니다. 무명활은 씨를 빼낸 목화송이를 활시위로 튕겨 부풀리거나 쓰던 솜을 뜯어 다시 부풀리는 데 사용했던 도구로, ‘솜활’, ‘면화활’이라고도 부릅니다. 부풀린 목화솜을 막대기에 말아서 고치를 만들고, 이 솜고치를 물레에 돌리면 실이 만들어집니다. 목화솜에서 뽑아낸 실을 둥글게 감아 놓은 실꾸리가 방 안쪽에 보입니다.

[안방]
농가의 안방 앞쪽에 벼가 한 줌 걸려있습니다. 해마다 가을 추수철이 되면 가장 먼저 수확한 벼 한줌을 조상에게 바치고 제사를 지내는 풍속이 있었는데, 이를 올개심니라고 합니다. 지역에 따라서는 올계심리, 올베심리 등으로도 부르지요. 전통사회에서는 올개심니를 하면 풍년이 든다고 믿었습니다.


지금까지 조선시대 후기를 살았던 사람들의 가을철 하루 일과를 살펴보았습니다. 오곡백과가 무르익고 색색의 단풍이 마을을 수놓는 가을은 한 해 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계절입니다. 선비들은 국화주를 마시며 풍요로운 가을의 정취를 즐겼고, 농부들은 감사한 마음으로 한 해 농사의 결실을 수확했습니다. 또한, 여인들은 가족들이 입을 따뜻한 겨울옷을 짓기 위해 목화송이를 따서 목화솜을 만들고, 감을 깎아 처마에 걸어 곶감을 만들며 겨우내 먹을 간식을 준비했습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풍성한 가을을 보냈던 우리 선조들처럼 여러분들의 가을도 풍성하고 풍요롭기를 기원합니다.

1관의 전체적인 전시 내용은 영상채널에 게재되어 있는 ‘아침 · 낮 · 밤‘편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이것으로 상설전시관 1 한국인의 하루 <가을> 해설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