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연변조선족자치주 박물관 (조선족민속실, 2008.07)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박물관 조선민족실 전경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박물관 수묵화 전시품

우리관과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박물관은 지난 2007년? “한중교류의 해”를 계기로 문화교류협정을 체결하고 조선족민속실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하였으며, 이에 따라 1년여에 걸쳐 기획, 설계, 전시공사 등의 작업을 진행하였다. 중국땅에서 당당하게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조선족의 어제와 오늘의 삶을 살펴볼 수 있는 이번 전시를 통해 조선족에게는 문화정체성과 역사를 확인하는 장을 제공하고, 중국 내 타민족 및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관광객들에게는 새로운 지역을 개척하며, 창조적으로 자신들의 문화를 일궈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다.

  • 제 목(가제) :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박물관 『조선족민속실』
  • 개막일시 : 2008. 7. 31(목), 09:30
  • 전시규모 : 1,286㎡(390평) 로비: 95㎡(29평) 제1민속실: 614㎡(186평) 제2민속실: 578㎡(175평)
  • 장 소 : 연변조선족자치주박물관 2층

조선족의 어제와 오늘을 한눈에...

조선족민속실이 설치되는 연변박물관은 중국정부가 선정한 100개 중점박물관 중의 하나로 연변조선족자치주의 문화와 역사를 전시하는 핵심 박물관의 지위를 갖고 있다. 이번에 설치되는 조선족민속실은 총 1,286㎡의 넓이에 로비, 제1민속실, 제2민속실로 구성되어 있다. 조선족의 삶을 보여주는 총 500여점의 전시물은 대부분 연변박물관 소장이며, 일부는 용정박물관과 우리관에서 제공하였다. 전시는 『새로운 삶을 찾아서』, 『삶을 일구다』, 『삶을 즐기다』, 『삶을 담다』, 『삶을 살다』, 『지속가능한 삶』 이라는 6개 주제로 구성하였다. 『새로운 삶을 찾아서』에서는 역경을 딛고 새로운 땅에서 보금자리를 마련하기까지 이주와 개척의 역사를 담았다. 그리고 이후 『삶을 일구다』, 『삶을 즐기다』, 『삶을 담다』, 『삶을 살다』 네 개의부에서는 조선족의 삶을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조선족은 중국 동북지방으로 이주하여 이 지역에서 처음으로 수전농사에 성공했으며, 벼의 북방한계선을 새롭게 그었다.『삶을 일구다』에서는 황무지를 옥토로, 개활지를 사람의 이야기가 살아있는 마을로 만들어낸 조선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직접 사용했던 다양한 농기구와 수렵도구를 절기와 계절로 나누어 살펴 볼 수 있으며, 특히 척박한 황무지를 개척해야 하는 열악한 상황에서도 소를 가족처럼 대하고 아껴온 조선족만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소철 신기기[소에게 편자 박기]”가 전시된다. 아울러 1930년대 중국동북지역에서 번영을 구가했던 용정시장을 배경으로 당시 거래되었던 다양한 물품 등을 통해 활력 넘쳤던 조선족 사회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조선족은 새로운 터전에서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며 삶을 일구어나갔지만, 결코 생활을 여유를 잃지 않았으며, 그들의 문화를 만들어 나갔다. 『삶의 즐기다』에서는 넉넉지 못한 형편 속에서도 생활의 여유를 잃지 않고 문화를 즐겼던 조선족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서화와 공예, 그리고 다양한 악기, 놀이도구 등은 통해 자신들의 정체성과 멋을 잃지 않고 살아왔던 조선족의 “즐김의 미학”을 읽을 수 있다. 조선족은 새로운 터전에서 적응해 나가는 방법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은 그들의 삶 곳곳에서 묻어나고 있다. 『삶을 담다』에서는 조선족의 주거, 옷과 장신구, 식기 등 다양한 생활용구를 통해 그들의 삶을 살펴보았다. 제2민속실 중앙의 팔간기와집 구석구석에 전시된 생활용구에는 조선족의 삶의 체취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삶을 살다』에서는? 세상에 태어나 첫돌을 맞이하고, 혼인을 하고, 회갑을 치루고 세상을 떠나 후손들로부터 제사를 받기까지, 우리와 같은 풍속을 간직하고 있는 조선족의 다양한 의례들을 살펴보았다. 가족에 대한 애정, 조상에 대한 기억, 그리고 후손들에 대한 자애와 높은 교육열을 통해 우리는 또 다른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오늘도 조선족은 역동적으로 삶을 일구어내며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삶』에서는 급변하는 사회적 환경에 적응하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조선족 사회를 통해 건설적인 미래를 영상을 통해 생각해 보고자 하였다.

느낌이 있는 전시를 위한 다양한 기법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박물관 조선민족실의 자료 조회용 모니터

조선족민속실을 관람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위해 이야기가 있는 전시를 구성하였다. 전시물을 각각을 설명하기 보다는 구조를 통해 전시물을 설명하는 방법을 구현하였다. 전시물 하나마다, 전체 이야기를 구성하는 역할을 함으로서 전시물을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각각의 주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조선족 또는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모르는 관람객도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아울러 현대적 감각의 디자인은 쾌적한 환경과 더불어 조선족사회의 활력을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장치가 되도록 하였다. 아울러 최첨단 기술로 구현된 각종 영상은 전시의 깊이를 더하였다. 특히 애니매이션으로 구현한 “이주하는 조선족”, 글라스비젼을 통해 펼쳐지는 “삶의 터전”을 비롯하여 민속놀이, 한글 등의 체험코너는 전시의 재미를 더해줄 것이다.

우리 문화를 돌아보는 또 하나의 창

문화는 마치 흐르는 물과 같아서 주어진 시간, 장소 등의 조건에 따라 변화한다. 같은 민족이지만 이질적인 환경에서 살아온 조선족의 생활문화에는 우리와 다른 모습도 존재한다. 그들 나름대로 색다른 환경에 적응해가며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 낸 것이다. 지난 150여 년간 전통의 계승과 새로운 환경 속에서 고민하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나갔던 조선족의 모습은 우리의 문화를 돌아보는 또 하나의 창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