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남을 말하다 2016. 4. 6(수) - 2016. 6. 6(월) / 기획전시실
<설명자> 김형주 - 김수남을 말하다 기획자 /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이번 전시는 2015년에 김수남 작기의 유족이 민속 박물관에 17만 점 정도의 사진을 기증하면서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올해가 김수남 선생의 작고 10주기를 맞아서 추모하고, 민속박물관에 새로운 자료들을 소개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번 전시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김수남 선생의 경우는 30여 년 정도 사진 촬영을 하셨는데요.
초반에는 굿판을 돌아다니면서 굿판에서 굿을 청한 사람이나 굿을 주관하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카메라로 촬영하다 보니까 결국은 인간의 삶과 죽음이라는 문제로 귀결돼서.
나아가서 우리나라 굿판 사진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 볼 수 있는 무속 관련 사진을 통해서 문화적 보편성을 소개하고자 노력을 하셨던 것 같습니다.
이번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자막> 사진집 '한국의 굿' 1983~1993 / 일화당 출간
그와 별도로 프롤로그 공간과 에필로그 공간이 있습니다.
프롤로그 공간에서는 사진을 보시기 앞서 김수남 선생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 사진을 감상하는 것에 있어서 도움을 주기 위한 아카이브 공간으로 구성을 하였고요.
프롤로그 공간을 보고 나서, 일종의 전의 공간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전의 공간에는 암실의 효과를 주기 위해서 붉은색 조명을 취하고, 앞뒤에 거울을 배치하였는데요.
거울에 비친 자신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와 관련된 삶과 죽음에 관한 문제들을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전의 공간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자막> 1 삶의 시작
1부의 주제는 삶의 시작입니다.
주제 자체가 역설적인 표현인데, 사실은 죽음에 관련된 굿판의 사진들을 소개를 하고 있어요.
<자막> 수용포 수망굿 - 1981년 경북 포항시 / 아들을 잃고 바다를 향하여 울부짖는 노모
그 이유는 죽음과 관련된 굿판에서 굿을 통해서 망자는 현세를 마무리하고 내세를 살 수 있는 새로운 계기를 맞이하고.
산 사람들은 또 죽음과 관련된 굿을 통해서 현실의 괴로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김수남 선생이 삶과 죽음에 관련이 있어서 죽음에 관련된 굿들을 삶의 시작이라는 역설적인 표현을 하셨는데요.
그러한 작가의 생각에 맞춰서 1부의 주제를 죽음에 내용이지만 삶의 시작으로 명명을 한 것입니다.
<자막> 제주도 무흔굿 - 1981년 제주시 한경면 / 고산리 앞 바닷가에서 망자의 혼을 부르는 안사인 심방
세부적으로 들어가서는 1부의 세부 주제는 죽음, 슬픔, 위로, 작별, 치유의 과정으로 소 주제들이 이어지는데요.
<자막> 제주도 무흔굿 - 1981년 제주시 한경면 / 망자의 넋을 달래주는 무흔굿에서 유족들과 함께 슬퍼하는 마을 사람들
<자막>수용포 수망굿 - 1981년 경북 포항시 / 망자의 죽음을 슬퍼하는 유족들
왜 그런 구성을 했느냐면 죽음이라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감정이나 행동의 흐름들을 제시는 한 것입니다.
그래서 가령 누군가 가까운 사람이 죽으면 매우 슬프고, 슬프면 위로를 받아야 되고, 위로를 받고 나면 서로 작별을 하고, 작별을 통해서 산자와 죽은 자가 치유를 하는 그러한 굿의 내용을 흐름상으로 설명해 주기 위해서 사진들을 배치를 했고요.
<자막> 황해도 진지노귀굿 - 1985년 서울 성북구 /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위로받는 김금화 만신
<자막> 통영 오괴새남굿 - 1982년 경남 통영시 / 망자의 말을 전하며 유적을 위로하는 정모연 승방
<자막> 제주도 무흔굿 - 1981년 제주시 한경면 / 망자를 세번 불러 저승으로 천도하는 안사인 심방
<자막> 2 삶을 위한 기원
2부는 보통 우리가 산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일상에서 하곤 하는데요.
사령 굿을 마친 산 사람들이 그럼 굿판에서 또 어떠한 기원들을 하면서 삶의 목적들을 이루어가는 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러한 이유는 김수남 선생이 생전에 삶과 죽음의 연속성을 고민을 많이 했기 때문에 죽음이 끝나고 나면 삶에 대한 기원들에 대한 사진들을 바로 보여주면 효과적이라는 생각에서 2부 주제를 정했고요.
그래서 2부 삶을 위한 기원의 세부 주제를 살펴보면 출산, 풍농풍어, 무사안녕, 무병장수 이런 네 가지 큰 기원의 대상들을 순서대로 사진을 배치를 해봤습니다.
이런한 소주제 흐름의 배치가 단순히 굿판에서 볼 수 있는 주제들이기 때문에 그렇게 배치한 것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20대가 되면 가정을 꾸리면 출산을 기원하면서 아이를 갖기를 원하고요.
<자막> 제주도 신굿 - 1981년 제주시 구좌읍 / 자손의 번창과 출생을 주관하는 불도할망(불도할머니)이 오는 길(불도할망다리)을 만드는 한일춘 심방
<자막> 여씨할망당 영등굿 - 1982년 제주시 구좌읍 / 아이들을 위협하며 제물을 요구하는 구삼정할망
아이를 갖고 나면 안정된 생활을, 경제적인 풍요를 누리기 위해서 풍농, 풍요를 바라고요.
<자막> 일본 풍년제 - 1988년 일본 오키나와 오하마 / 풍년을 위하여 동쪽 바다에 기원하는 마을 사람들
<자막> 칠머리당 영등굿 - 1981년 제주시 건입동 / 풍어와 해산물의 풍성한 수확을 기원하며 칠머리당에 차려진 제물들
그리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고 나면 안다치고 안아픈 것을 원하고, 결국에는 오래 살고자 하는.
<자막> 장말 도당굿 - 1982년 경기 부천시 / 마을의 우물에서 샘굿을 하는 권은순 무녀
<자막>동막 도당굿-1982년 인천 연수구/마을의 장승 앞에서 장승백이굿을 하는 무당
연령대별로 변하는 기원의 내용들을 사진의 흐름대로 배치를 함으러써 우리의 인생사도 되짚어 보자는 목적에서 2부 주제는 네 가지로 구성을 해봤고요.
<자막> 봉화산 도당굿 - 1984년 서울 중랑구 / 삶을 위해서 기원하는 할머니
<자막> 웅진 배연신굿 - 1981년 인천 강화군 / 웅진 배연신굿의 띠배
<자막> 위도 띠뱃굿 - 1985년 전북 부안군 / 띠배에 액을 담아 바다 보내기 전 술을 흘리며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마을 사람들
<자막> 3 삶의 경계에 있는 사람들
마지막으로 3부 주제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인데요.
독특하게 보통 사진전의 경우 동선의 흐름에 따라서 각 부 주제를 배치하고 사진들을 배치하는데, 이번 전시의 경우는 전시실 중앙에 3부를 따로 마련을 했습니다.
전시장을 보시면 삶의 영역, 죽음의 영역이 구분이 되어있습니다.
그 사이에 무당들에 대한 사진들을 소개함으로써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무당들의 존재적 위치를 강조하기 위해서 중앙에 3부를 마련을 했고요.
세부적으로 사진을 보시면, 3부는 무당의 얼굴이나 표정, 행위 같은 디테일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자 사진들을 선택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를 통해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사람들을 어루만져 주며 그들을 치유해 주는 무당의 모습을 접해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자막> 황해도 내림굿 - 1981년 서울 성북구 / 내림굿에서 작두를 타는 채희아
에필로그 공간에는 김수남 선생의 사진을 볼 수 있는데요.
<자막> 보광동 부군당굿 - 1983년 서울 용산구 / 무감 서는 김수남
프롤로그 공간에 보시면 김수남 선생을 상징하는 오브제 자료 세 가지가 있습니다.
흑립, 카메라, 조사 노트 총 세 가지 자료인데요.
<자막> 흑립 - 20C중반
흑립의 경우에는 굿판의 현장에 동화돼서 그들과 함께 교감을 하면서 동등한 입장에서 굿판을 즐겼던 이미지로써 흑립이라는 자료를 소개를 했고요.
카메라는 당연히 김수남 선생이 사진작가였기 때문에 그러한 부분을 대변하는 자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막> 니콘FM카메라 - 1980년대
마지막으로 1983년 동아일보 조사 노트가 재미있는 경우 인데요.
<자막> 조사노트 - 1983년
사진 찍는 것 외에도 현장에 대한 학문적인 내용을 기록하고, 조사하고, 메모하는 그러한 연구자 적인 성격을 보였는데요.
세 가지 자료가 김수남 선생을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시 도입부에 그러한 오브제를 제시함으로써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자극시켜 주고요.
에필로그 공간에 그 세 개를 실제로 착용하고 있는 김수남 선생을 보여 줌으로써 그러한 이미지를 다시 한번 되짚어주는 그런 목적으로 김수남 선생의 사진을 배치를 했습니다.
이번에 전시를 준비하면서 신경 썼던 부분 중에 하나가 김수남 선생님 1980~90년대에 슬라이드 감상이라는 것을 대학로 소극장에서 많이 하셨는데요.
그 느낌을 어떻게 재연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실제로 환등기를 구해서 그 당시에 사용했던 매체도 소개를 하고, 환등기 자체가 내구성이 튼튼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으로서 사진을 보여주는 것이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영상을 통해서 그 느낌을 최대한 구현, 재연을 한 부분에 심혈을 기울였고요.
<자막> 다큐멘터리 - 사진박수 김수남을 말하다 중
전시를 준비하면서 김수남 선생님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또 저희가 제작을 했는데요.
영상 채널이라는 공간이 있습니다.
그 안에 스튜디오가 있는데, 다큐멘터리를 관람할 수 있는 부대행사도 마련을 했어요.
전시공간에서 영상들을 많이 틀어주는데 집중도도 낮고 그렇게 했을 때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폭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별도의 영화 상영 공간을 만들어서 김수남 선생을 보다 이해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봤고요.
이번 전시 공간에서는 특이한 구조적인 변형을 취했는데요.
전시장 메인 벽면 사이에 안쪽에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놓고, 그 공간을 통과하면서 사진을 감상할 수 있는 이러한 공간적 디자인을 시도를 해봤는데요.
1,2,3부의 사진들이 서정적인 흐름이라면 그 공간에서는 다큐멘터리적 사진작가의 면모를 소개하고자 그러한 공간을 조성을 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영혼결혼식입니다.
<자막> 수용포 수망굿 - 1981년 경북 포항시 / 영혼결혼식
신랑 신부가 입장하고, 굿판에서 서로 맞절을 하고 전통 혼례를 치르고, 혼례가 끝나면 기념사진을 찍고, 기념사진을 찍고 나면 구경 온 하객들에게 음식을 접대하고.
그러고 나서 서로 합방을 하면서 첫날밤을 보내는 일련의 과정을 사진을 통해서 볼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2부의 공간에서도 그러한 구조, 숨겨진 사진들이 있는데요.
몸을 신성시하기 위해서 동네 냇가나 이런 곳을 찾아가서 목욕을 하는 그러한 모습들이 있습니다.
<자막> 위도 띠배굿 - 1985년 전북 부안군 / 띠배굿을 위하여 목욕재계를 하고 있는 당주
아시아의 나라 중에도 그러한 사진들이 있는데 누군가가 씻는, 목욕을 하는 모습은 굉장히 은밀한 것이기 때문에 살짝 고개를 들여 넣어야 볼 수 있는 그런 위치에 사진 배치를 해봤는데요.
<자막> 인도 목욕제계 - 1992년 인도 라다크 / 로사르 축제에서 신의 역할을 하기 위하여 목욕재계을 하는 마을 사람
<자막> 인도 달첸 - 1992년 인도 라다크 / 액을 막기 위하여 마을 입구에 세워 놓은 달첸
어떻게 보면 기획자의 장난기 어린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수남 선생의 사진과 우옥주 만신의 유품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서 소개가 될 수 있었는데요.
김수남 선생의 자료는 작년에 우리 기관에 기증이 되었고, 우옥주 선생의 유품들은 1990년대 초반에 기증이 됐습니다.
<자막> 성수부채 - 우옥주 만신 무구 / 1993년 기증
이번 전시를 계기로 두 자료들이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던 그런 부분에 있어서 큰 의의를 두고 싶은데요.
<자막> 황해도 지노귀굿 - 1983년 서울 성북구 / 이북 출신의 망자를 위하여 굿을 하는 우옥주 만신
왜냐하면 그러한 부분들이 박물관에 기증 문화가 활성 하기 때문에 가능한 측면이기 때문에 제가 인상 깊은 부분으로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들고 싶습니다.
<자막> 아흔아홉 상쇠방울 - 우목주 만신 무구 / 1993년 기증
또 하나 더불어서 김인회 선생의 동영상도 2014년에 우리 박물관에 기증이 되었습니다.
<자막> 굿 현장 동영상 - 김인회 / 2014 기증
김인회 선생의 동영상 자료도 함께, 같은 현장에서 찍을 것을 소개함으로써 현장의 생동감이 있는 분위기도 전달할 수 있고.
이 또한 서로 다른 대상이 가지고 있던, 촬영한 자료들이 우리 기념관에 기증되면서 한자리에 만날 수 있었던 그런 소중한 계기가 될 수 있었던 것이 이번 전시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우리는 항상 사진을 결과물로만 보기 때문에 그 사진이 어떻게 찍힐 수 있는가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지나가는 부분들이 많은데요.
예를 들어서 렌즈를 사람의 코앞에 대고 셔터를 누르기에는 어려운 측면들이 많아요.
피사체가 거부할 수도 있고 굉장히 불쾌할 수도 있는 측면인데, 현장에 있는 사람들과 친밀감 형성을 통해서 셔터를 누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측면에서 스스로도 전시를 준비하면서 배운 점이 많고요.
단순히 굿 판이 배타적이기 때문에 친밀감 형성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텐데 그러한 부분을 잘 형성해서 많은 사진을 남겼다는 것이 김수남 선생의 능력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