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 전시영상 2020 상설전시2 온라인 전시해설 한국인의 일상 -시장-

2020-06-26 조회수 :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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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의 상설전시관2 전시해설 한국인의 일상 -시장-
이 전시관에서는 1년 주기로 반복되는 농경생활과 사계절의 변화에 맞춰 삶을 살아온 조선시대(1392~1910) 사람들의 생활상을 전시하고 있다. 살기 좋은 곳에 터를 잡은 한국의 마을은 사람들이 모여 살아온 최소 단위의 생활공간이다. 이 터에서 가꾸어온 사람들의 다양한 일상을 봄·여름·가을·겨울의 차례로 볼 수 있고, 아울러 마을과 마을, 사람과 사람, 물자와 물자를 서로 연결해주는 문화와 교역의 장(場)인 시장에서는 한국인의 일상 전반을 볼 수 있다. 사계절의 순환이라는 자연현상에 맞추어 살며 만들어낸, 농경세시를 바탕으로 한 생업·의식주·공예 등의 다양한 일상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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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설전시관2 한국인의 일상
시장

<시장>
전통사회에서는 농작물을 직접 재배하여 먹고 옷감과 생활용품을 스스로 만들어 사용하였지만 그 외 필요한 물품들을 시장에서 구입하기도 하였습니다. 시장은 각지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물건을 사고 팔고 물물교환이 이루어지는 상업의 중심지인 동시에, 만남의 장소이자 볼거리도 많아 언제나 왁자지껄한 교류와 오락의 장이었습니다.
화폐
농경중심이었던 조선사회에서 후기로 오면서 점차 상공업이 발달하여 화폐에 대한 수요가 커지게 되었습니다. 17세기에 주조된 상평통보는 조선 후기까지 전국적으로 통용된 대표적인 화폐인데요. 18세기에는 세금이 금납화되면서 화폐가 1차적인 유통수단이 되어 상품 유통을 촉진시키는데 기여하였습니다. 이러한 화폐의 발달과 도로망의 정비를 배경으로 조선 후기에는 전국에 1,000개가 넘는 시장이 개설될 만큼 시장이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도량형과 셈기구
시장의 발달과 더불어 다양한 상품 거래가 이루어지면서, 더 정확한 거래를 위한 방법이 개발되었습니다. 이에 상품의 특성에 맞도록 길이, 부피, 무게를 재는 도량형 기구 및 계산을 손쉽게 하기 위한 셈기구 등이 등장하였습니다. 길이를 잴 때는 주척을 사용하였고, 무게를 잴 때는 저울을 사용하였는데 푼, 돈, 냥, 근, 관 등의 단위가 쓰였습니다. 부피를 잴 때는 홉, 되, 말이 사용되었는데 홉은 보통 한 줌에 해당하는 양이며, 10홉은 1되, 10되는 1말이 됩니다. 셈기구로는 산가지가 사용되었는데요. 막대를 일정한 방법으로 늘어놓아 숫자를 표시하고 계산하였습니다.

부보상과 객주
시장에서 상업을 주도했던 사람들 중에는 부보상이 있습니다. 부보상은 목기, 소금 등 무게나 부피가 큰 상품을 등에 짊어지고 다니는 부상과 장신구, 종이물품 등 부피가 작고 가벼운 상품을 보자기에 싸가지고 다니는 보상을 합쳐 이르는 말로 보부상이라고도 합니다. 이들은 상품을 가지고 장마다 다니면서 지역 간에 물건을 유통시켜 시장을 활성화시켰으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역할도 하였습니다. 부보상들은 조직을 갖추고 있었고, 상인을 관리하는 관청인 상무사에 소속되어 임명장을 받고 상권을 보장받았습니다. 이외에도 다른 지역에서 온 상인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물건을 맡아주거나 중간에서 매매를 성립시키는 일을 했던 객주도 시장에서 활약한 상인이었습니다.

판과 꾼
다양한 볼거리와 즐거움으로 시장에 더욱 사람들이 몰려들게 했던 이들은 놀이꾼이었습니다. 큰 장터에서는 산대놀이나 남사당놀이 등이 펼쳐졌는데요. 이러한 놀이는 탈을 쓰고 공연하는 탈춤의 하나로, 상인들이 손님을 모으기 위해 광대에게 돈을 주어 놀게 하였습니다. 대표적인 산대놀이는 송파산대놀이, 양주별산대놀이, 봉산탈춤, 강령탈춤, 오광대놀이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남사당놀이로는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 축제가 유명하지요. 이러한 탈춤은 당시의 현실을 풍자하고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으며, 서민의 고달픈 삶을 춤과 놀이로 승화하여 즐긴 민중의 놀이입니다.

시장에는 물품에 따라 포목전, 어물전, 싸전 등 다양한 상점이 있었는데요. 시장을 둘러보면서 전통사회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어떠한 물건들을 사용하였는지 함께 살펴볼까요?

포목전
각종 직물을 판매하는 포목전입니다. 옷을 만들고 이불을 만드는 데 직물은 필수품이지요. 포목전도 직물의 종류에 따라, 무명을 파는 면포전, 명주를 파는 면주전, 모시를 파는 저포전, 베를 파는 포전 등 각기 전문적인 상점이 있었습니다.

상전
상전에서는 일용잡화를 살 수 있었습니다. 여성들의 머리 장식인 댕기, 소지품을 넣는 주머니, 수젓집도 보이고요. 장도, 노리개 등 여성용 장신구와 세조대, 광다회와 같은 남성들의 도포 끈도 판매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빗, 거울, 귀이개, 안경집 등 그야말로 다양한 잡화가 있습니다.

세물전
옛날에도 물건을 빌려주는 대여점이 있었다는 것을 아시나요? 바로 세물전인데요. 흔히 혼례나 상례 등 큰일을 치를 때 필요한 의복이나 그릇, 소반 등의 물품을 빌려서 사용하였습니다. 소반은 식기를 받치거나 음식을 먹을 때 쓰는 작은 상으로, 우리나라의 좌식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생활용품입니다. 전통적인 밥상 문화는 한 사람당 하나의 상에 음식을 놓고 먹는 독상 차림이 기본이었기 때문에 음식을 차리는 소반이 다양하게 발달하였습니다.

모자전
여기는 모자를 파는 상점입니다. 조선시대 남성들의 차림새에서는 반드시 모자가 필수인데요. 때와 상황에 맞게 의관을 갖춰 입는 것이 중요하였고 그만큼 다양한 종류의 모자가 존재하였습니다. 말총으로 만든 갓인 흑립, 국상 때 쓰는 흰 삼베를 씌운 백립, 신분이 낮은 역졸이나 부보상이 썼던 대오리를 엮어 만든 패랭이, 관례를 마친 남자나 관아의 심부름꾼들이 쓰던 풀을 엮어 만든 초립, 갓 아래 받쳐 쓰던 일상적인 관인 탕건 등 각기 용도와 재료별로 구분한 모자전이 있었습니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모자인 갓은 남성이 외출이나 의례를 행할 때 쓰던 관모로 흔히 흑립을 가리킵니다. 갓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크게 세 가지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요. 각각의 전문적인 장인들의 분업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총모자장이 말총을 엮어 머리를 덮는 부분인 총모자를 만들고, 양태장이 가늘게 오려낸 대나무를 엮어 차양 부분인 양태를 만듭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총모자와 양태를 이어서 갓의 전체적인 형태를 다듬고 완성하는 작업을 입자장이 합니다.

신발전
신발전에서는 모자와 마찬가지로 재료와 용도에 따라 다양한 신발이 판매되었습니다. 일반 서민이 신는 짚신을 비롯하여 짚이나 삼을 섞어 정교하게 만든 미투리, 가죽과 비단으로 만든 당혜‧운혜‧태사혜, 비오는 날이나 진 땅에서 신는 나막신과 가죽에 기름을 먹이고 바닥에 징을 박은 징신(진신) 등 다양한 신발이 있었습니다.

채상장과 자리짜기
시장에서는 이외에도 다양한 생활용품을 볼 수 있습니다. 대나무를 얇고 가늘게 잘라서 색을 입혀 무늬를 넣어 짠 채상 바구니는 만드는 과정이 힘들고 정교하여 귀한 생활용품 중 하나였는데요. 일반 서민들은 혼수품으로 구비하기도 하였습니다. 바닥에 까는 자리도 보이는데요. 자리는 시장에서 좌판으로 사용하는 거친 멍석, 손님을 접대하기 위한 무늬를 넣은 화문석 등 형태가 다양하고, 재료도 왕골, 부들, 짚 등 여러 가지가 쓰입니다.


이렇게 국립민속박물관 상설전시관 2관에서는, 무더위 속에서 고된 노동을 하면서도 적절한 쉼을 통해 일과 휴식의 균형을 맞춰가며 보낸 여름의 일상, 그리고 시장에 펼쳐진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유물을 통해 전통사회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럼 이것으로 여름과 시장에 대한 해설을 마치겠습니다.
계속해서 가을과 겨울의 일상이 이어집니다.
지금까지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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