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 전시영상 2020 상설전시2 온라인 전시해설 한국인의 일상 -겨울-

2020-06-26 조회수 :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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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의 상설전시관2 전시해설 한국인의 일상 -겨울-
이 전시관에서는 1년 주기로 반복되는 농경생활과 사계절의 변화에 맞춰 삶을 살아온 조선시대(1392~1910) 사람들의 생활상을 전시하고 있다. 살기 좋은 곳에 터를 잡은 한국의 마을은 사람들이 모여 살아온 최소 단위의 생활공간이다. 이 터에서 가꾸어온 사람들의 다양한 일상을 봄·여름·가을·겨울의 차례로 볼 수 있고, 아울러 마을과 마을, 사람과 사람, 물자와 물자를 서로 연결해주는 문화와 교역의 장(場)인 시장에서는 한국인의 일상 전반을 볼 수 있다. 사계절의 순환이라는 자연현상에 맞추어 살며 만들어낸, 농경세시를 바탕으로 한 생업·의식주·공예 등의 다양한 일상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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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설전시관2 한국인의 일상
겨울

<겨울>
자, 이렇게 가을걷이와 집수리를 끝내고 나니 어느덧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벽면에는 벌써 눈이 내리고 있네요. 겨울은 24절기 중 입동(11월 8일 경)부터 대한(1월 20일 경)에 해당하는 계절입니다. 겨울에는 농사를 짓기 어려우므로 가을에 비축해두었던 곡식을 잘 보관하여 먹고, 지방과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 사냥을 나가 고기를 구하기도 합니다.

수렵
어떤 사냥도구를 사용했는지 살펴볼까요? 눈길을 걸을 때는 신발 위에 설피를 덧대어 신었는데, 바닥이 넓은 설피는 몸무게를 분산시켜 발이 눈에 빠지지 않도록 해줍니다. 설피를 만들 때는 나무에 열을 가해 모양을 만든 뒤 덩굴이나 새끼줄 등을 우물 정(井)자로 엮어 신발 바닥을 만듭니다.
그 뒤에 전시된, 지푸라기로 만든 장화는 ‘둥구니신’이라고 합니다. 미끄러움을 방지하고 발이 젖는 것을 막아주는 방한용 장화이지요. 빠르게 달리는 동물을 추적할 때는 오른쪽 벽에 걸린 ‘썰매’라고 하는 신발을 신기도 했습니다. 오늘날의 스키와 비슷하게 생겼네요.

납육 먹기
한 해가 끝날 무렵 한 해 동안의 일들을 여러 신에게 고하는 제사를 지내는데 이를 ‘납평’이라 합니다. 납평일에 사냥한 고기는 먼저 조상에게 바친 후 마을 사람들끼리 나누어 먹었습니다. 전시된 유물은 19세기에 사용되었던 전골냄비입니다. 움푹 들어간 부분에 채소를 데치고, 편평한 부분에는 고기와 채소를 구워서 먹었습니다.

안채
이곳은 조선 후기 여성들의 생활공간인 ‘안채’입니다. 아까 보았던 사랑채는 남성의 공간, 이곳 안채는 여성의 공간이라고 할 수 있지요. 안채는 안방, 대청, 주방 등으로 구성되고 집 가장 안쪽, 외부와의 접촉이 차단된 공간에 위치합니다. 안채는 사랑채와 분리되어 있는데 전시장에서도 이러한 의미를 담아 안채와 사랑채 사이에 내외담을 상징하는 벽을 두어 구분하고 있습니다.
부녀자들은 안방에 거처하면서 아이들을 양육하거나 추운 겨울 동안 입을 솜옷을 만들고 손질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안을 볼까요? 벽에 새와 꽃이 그려진 화조도 병풍이 있네요. 화조도에 그려진 한 쌍의 새는 부부를 상징하고, 꽃잎이 크고 탐스러운 모란은 부귀와 풍요를 상징합니다. 이 안방의 주인은 아마도 보료에 앉아 수를 놓던 중인 것 같네요, 방 중앙에 바늘과 실, 인두와 다리미 등 여러 바느질 도구들이 놓여있습니다.

겨울옷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겨울용 방한 옷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누비저고리는 아이용으로 만든 것인데요, 누비는 손이 많이 가는 바느질이지만 보온효과가 높아서 겨울 저고리에 많이 이용되었습니다. 특히 아이의 백일복은 백 줄을 누비면 백 살까지 산다고 하여 정성 들여 백줄 누비옷을 만들기도 했다고 합니다. 누비 바느질을 할 때는 ‘누비게’라는 도구를 사용하는데 이것을 옷감 사이에 넣고 바느질을 하면 옷감이 밀리지 않고 일정한 간격으로 바느질을 할 수 있습니다.
아래쪽에 보이는 두 개의 귀여운 모자는 남바위입니다. 남바위는 양쪽 귀와 뒷머리를 덮는 형태로, 조선 시대에 남녀노소가 추위를 막기 위해 착용한 방한모입니다. 특히 이 알록달록한 남바위는 볼과 턱을 덮어주는 ‘볼끼’까지 부착돼 있어서 더욱더 따뜻해 보이네요.
보이는 것처럼 겨울옷은 옷감에 솜이나 동물의 털을 덧대어 만듭니다. 목화송이를 ‘씨아’에 넣고 손잡이를 돌리면 목화씨가 뒤로 빠져서 손쉽게 목화솜을 모을 수 있지요.

부엌과 찬방
이곳은 부엌과 찬방입니다. 찬방은 부엌에서 조리된 음식을 소반에 올려 안방과 사랑방으로 내가는 곳이지요.
부엌 안을 들여다보니 부뚜막에 세 개의 솥이 걸려있네요. 가장 큰 솥은 물을, 중간 솥은 국을 끓이고 가장 작은 솥은 밥을 짓는 용도로 주로 사용됩니다. 찬방에는 상차림에 필요한 식기류와 소반, 그리고 곡식을 보관하는 뒤주가 있네요. 소반에 놓인 음식은 무엇일까요? 일 년 중 밤이 가장 긴 날인 동지에 먹는 절식인 팥죽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동지에 팥죽을 쑤어 먹고, 집 곳곳에 뿌리면서 다가오는 한 해에도 건강하고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기원했습니다.

김장
겨울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음식이 있죠, 바로 김장김치입니다. 우리 민족 고유의 음식인 김치는 채소를 소금에 절여 갖가지 양념에 버무린 것으로 겨울철 부족해지기 쉬운 비타민과 무기질을 보충할 수 있는 음식입니다.
늦가을이 되면 마을의 부녀자들이 모여 함께 김장을 합니다. 담근 김치는 김칫독에 넣어 땅속에 묻고 김치움을 세워두는데, 이렇게 하면 추운 겨울에도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어 신선하고 맛있는 김치를 먹을 수 있지요. 표면이 울퉁불퉁한 이 단지를 ‘확독’이라고 하는데 고추, 마늘 등의 양념을 빻거나 가는 데 사용합니다.


어느덧, 한 해가 저물고 새로운 해가 시작되는 설을 맞이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지나고 다시 봄이 시작되는 계절의 순환이 느껴지네요. 설에는 새로운 한 해를 잘 보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조상들에게 설 차례를 지내고, 설빔을 예쁘게 입은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세배를 합니다.
화사한 색상의 이 두루마기는 ‘까치두루마기’라고 합니다. 어린아이가 까치설날, 즉 설날 하루 전날에 입는 옷이지요. 까치두루마기는 이처럼 밝고 고운 색으로 만들어 아이가 좋은 기운을 받아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기를 기원했습니다.

정을 나누는 보자기
2관의 마지막은 한국인의 ‘정’입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고향이나 친척을 방문할 때 보자기에 음식과 선물 등을 싸서 서로 나누는 문화가 있었습니다. 앞에 전시된 다양한 보자기는 이처럼 마음과 정을 함께 나누는 우리 민족의 문화를 상징합니다.
2관에 전시된 한국인의 일상 역시 농사일과 김장 등 대부분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하는 일들이었습니다.
고되고 힘든 일도 함께 나누며 삶을 꾸려나간 조상들의 지혜와 나눔의 문화를 되새기며 이것으로 2관 해설을 마치겠습니다. 들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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