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사명 : ‘폭우야 물렀거라 쾌청한 날 납신다’ 우순풍조 국태민안 기원 기청제
○ 일 시 : 2011.8.3(수) 10:30-11:00
○ 장 소 : 국립민속박물관 오촌댁 옆
□ 국립민속박물관(관장:천진기)는 세시풍속의 하나로 한 달 이상 계속되는 장맛비와 폭우를 그치게 하고 국민들이 평안하도록 기원하는 기청제를 거행한다.
□ 요즘처럼 장맛비와 폭우가 계속되어 흉년이 예상될 때에, 조선시대에는 도성의 4문, 곧 숭례문(崇禮門)․흥인지문(興仁之門)․돈의문(敦義門)․숙정문(肅靖門)과 지방의 성문에서 기청제(祈晴祭)를 거행하였다. 국장(國葬) 등의 특별한 큰 행사가 있을 경우 종묘와 사직에서 날씨가 맑기를 빌기도 하였지만, 수재(水災)를 당했을 때에도 이를 기양(祈禳;재앙을 쫓고 복을 기원함)하기 위해서 기청제를 거행하였다.
□ 기청제는 원래 재앙을 막는다고 하여 영제(禜祭)라고 하였다. 즉 수많은 사람들이 문을 통해 출입, 왕래하며 문에서 외부의 적을 막는다는 의미에서 성문에서 재앙을 막는 기청제를 지낸 것이다. 계속 비가 내리면 국가에서 기청제를 지냈지만, 이것이 농경과 매우 밀접하기 때문에 가뭄을 두려워하여 주로 입추(立秋) 이후에 많이 거행하였다.
□ 우리나라에서 기청제에 관한 기록은『삼국사기(三國史記)』에서 보이는데, 조선시대『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에 따르면, 한성부에서는 사대문에서, 지방에서는 성문에서 기청제를 지냈다고 한다. 처음에는 성문 안에서 기청제를 지냈으나, 동문(同門, 흥인지문)이 물에 침수된 이후로는 문루에서 거행하였다. 기청제는 비를 조절한다는 동서남북 각 방위의 산천신(山川神)에게 지낸다.
□ 기청제는 사흘 동안 지내는데, 그래도 비가 그치지 않으면 3차에 걸쳐 다시 행하고, 최종적으로는 왕이 직접 종묘나 사직에 나가 기청제를 지냈다. 제사 의식은 청행사(請行事), 헌관사배(獻官四拜), 분향(焚香;三上香), 헌작(獻爵), 독축(讀祝), 철변두(徹籩豆), 헌관사배(獻官四拜), 예필(禮畢), 예감(瘞坎)의 순서로 진행한다.
□ 물과 관련된 조선시대 국가제례로서, 정기적으로 상제(上帝)를 대상으로 한 기우제에 비해, 기청제는 수재 때에만 산천신을 대상으로 한 비정기적인 제사였다. 그래서 기청제는 작은 제사[小祀]로 간주되었고, 또한 제의 절차가 단순하여 시행의 건수도 적었지만, 농경을 기반으로 하였던 조선시대에서 수재에 대처하여 국가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였던 세시의례의 일면을 잘 보여준다.